현택환 기초과학硏 나노입자연구단장 "100만분의 1㎜ 입자로 초기 암세포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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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00억 지원 받아
한국 10년 먹여살릴 기초과학 연구 주도
한국 10년 먹여살릴 기초과학 연구 주도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의 이야기다. 그는 나노 입자 분야의 스타 과학자다. 2004년 균일한 나노 입자를 값싸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나노미터(100만분의 1㎜) 크기의 입자를 기존 방법보다 1000배 저렴하면서도 양은 1000배 많이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논문은 ‘네이처 머티리얼즈’에 실렸고, CNN 등 해외 언론에도 소개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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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입자로 암 진단
지난 26일 서울대 교수 연구실에서 만난 현 단장은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고 했다. 작년부터 나노입자연구단장을 맡아 앞으로 10년간 한국을 먹여 살릴 기초과학 연구를 책임지게 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 단장을 비롯해 각 분야 10명의 연구단장을 임명해 매년 최대 100억원씩 10년 동안 연구비를 지원한다.
그는 “마시는 물부터 반도체, 인간의 몸에 이르기까지 화학이 아닌 것이 없다”며 “에너지 환경 의료 등 앞으로 인류가 풀어야 할 문제들은 화학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 단장이 최근까지 집중해 온 것은 나노입자를 의료 분야에 활용하는 방안.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조영제가 대표적이다.
그는 “나노 입자로 만들어진 조영제를 사용하면 미세혈관이나 세포를 2마이크로미터(1만분의 1㎜) 이하의 해상도로 들여다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럴 경우 미세한 암세포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고, 동맥경화·심근경색 등 혈관질환도 쉽게 찾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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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하고 기초 튼튼히 해야
현 단장은 자신은 결코 천재가 아니라고 했다. “주변에 노벨상 받은 사람들을 보면 공통점은 매일매일 성실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마찬가지다. 아무리 바빠도 자기 분야의 유명 학술지인 네이처, 사이언스, 네이처 머티리얼즈,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나노레터스, 미국화학회지(JACS) 7개는 빼놓지 않고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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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학부 때는 미리 앞서 나가려 하기보단 수업을 열심히 듣고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 단장은 “가장 안타까운 것 중 하나가 학부에 나노 관련 학과를 만들어 놓은 것”이라며 “나노 같은 것은 탄탄한 기초를 바탕으로 대학원에서 해야 하는 공부”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논문을 보면 저자가 10명이 넘는다”며 “이제는 혼자서는 큰 연구를 할 수 없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유학시절 영어 배우려고 술을 못 마시지만 사람들 따라다니면서 맥주 마시고 포커도 쳤다”며 “연구자도 사람 관계를 잘 맺어놓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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